투 하트 20주년

고등학교 시절, 뒤늦게 접하게 된 투 하트는 충격이었다.

그 이전까지는 소위 야겜이라 불리며
어떻게 해야 야한 신을 보는가에 집중했던 게임들만 접했었지만
투 하트는 분기에 따라 등장인물 개개인의 스토리에 빠져들게 만들면서도
그 이야기 하나하나가 각기 다른 달달함을 안겨주었기에..

게임을 하면서 '아름답다' 고 느낀 것이 아마 처음이 아니었을까.

매력적인 등장인물들 가운데에서도 마루치를 참 좋아했는데
어린아이같이 순수하고 덜렁대면서도 열심이고
메이드로보라고 하지만 인간과 다름없이 행동하고 느끼고 말 하고
마지막에 다시 재회하는 부분에선 좀 많이 가슴을 울렸다.

그 외 다른 등장인물들도 나름대로의 애정을 갖고 플레이 했지만
유일하게 제대로 공략 못 하고 마음이 식은 것은 아카리.
초반의 질문 하나를 선택 안 하면 좋은 친구 엔딩이 나와버리는 것 같더라.
이후에도 다른 게임 중에 이런 함정성 캐릭터들이 있어서 참 슬픔.


우연히도 고 2 시절 이 게임을 접하게 되어서
학업에 찌든 실제 생활과 모니터 속 즐거운 학교생활 사이의
갭을 참을 수 없던 시기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랬었기에 더욱 좋은 추억으로 남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옛 추억을 되살리며 다시 한 번 해 보고 싶은 기분이 드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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