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케르크

덩케르크를 봤다.

독일군에 포위된 영-프 군인들이 후퇴하는 것을 주제로 영화화했다고..

육지 - 후퇴하던 한 개 분대가 마을에서 습격을 받아 한 명만 겨우 살아남았지만
해안에는 이미 수십만의 병사들이 줄지어서 퇴각을 기다리고 있다

바다 - 영국해군은 요트, 어선 등을 징집해서 후퇴하는데 동원하려 하는데
한 부자가 직접 배를 몰고 군인들을 수송하러 떠난다

하늘 - 한 개 편대가 덩케르크지역 호위를 위해 출격한다.

이 각각의 지역을 번갈아가며 보여주면서
후퇴하며 살아남으려는 병사들의 처절함을 담으려 했는데...
단점밖에 보이지 않았다.

전투 신이 적다.
거의 공중전만 잠깐씩 다룰 뿐이고, 직접적인 교전이 일어나진 않는다.
어디까지나 퇴각에 초점을 맞춘 구성.
그 과정에서 서로 살아남으려는 처절한 경쟁과 이기심을 그리고 있지만
내가 그 현장에 있다라는 공감을 하지 않는다면 그마저도 그런가보다 정도의 감상.

장면 전환이 잦다.
최초 프롤로그 부분에서 3군데로 나눠서 보여주는 것에 대해 언급하고 실제로도 장면이 전환되며 각자 퇴각작전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지에 대해 다뤘는데
그러다보니 난잡해지는 느낌이 난다.
마지막엔 이 세 개로 나뉘어져서 전개되는 것이 하나로 모여서 마무리 되지만
이 스토리 전개를 마지막에 적군에게 대 반격이 아닌, 살아남은 것 자체가 승리라는 것으로 퉁치면서 끝내버리니 감동이 일어나지 않는달까

스토리가 있나? 멋진 장면 다이제스트
전쟁영화에서 이런 전개가 좋아! 라는 짤막한 신을 모아서 영화화 한 것 같다
전후 서사 없이 대충 잠깐 보여주다가 대사로 이렇게 되었다라고 접어버림
계속되는 폭격에 배가 침몰하며 퇴각작전의 실패만 이어지다가
뜬금없이 국가가 왔어, 라고 하더니 어선-요트 수십척이 등장.
그렇게 퇴각에 속도가 붙더니 또 장면이 전환되며 새벽에 어이 너 지금 안가면 죽는다 (웃음) 하며 전 병력 퇴각 완료...
처칠은 3만명 퇴각희망했는데 어쩌구 하지만 우린 30만을 구했지 라며 대사를 치는데
좀 더 시간 할애해서 보여주는게 어땠을까 싶기도 하고

30만이란 규모에 비해 보여지는 중심 인물과 그 주변 일들이 너무나도 작은 이 언밸런스가 고통스럽다.


영상과 음향은 좋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할 땐 영화는 2시간 남짓의 시간 안에서 기승전결이 있어야 하는데
기승승승승승승결 같은 느낌... 끓어오르지도 않고 차갑지도 않은
어중간하게 미지근한 느낌이 너무나도 싫다

국뽕을 들이키려면 펄펄 끓는걸 단숨에 들이키는게 좋지 않냐 싶은 느낌뿐.

암튼 그닥이었다.
평가 자체는 좋았다고 하는데 평론가들이 좋다고 하는 것이 무조건 재미있진 않다
뭐 그런 영화 봤단 생각밖에 안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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